'한국인이 디자인 다듬은 중국차' 제투어 샨하이 T1, 2024 레드 닷 어워드 수상
2024-10-31
[오토캐스트=김선관 기자] 지난해 7월 메르세데스 벤츠(이하 벤츠)가 이전의 전기차 전략이었던 ‘Electric First(전기 우선)’에서 ‘Electric Only(오직 전기)’로 변경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의 개발이나 운영 전략에 경우 중장기로 가져가는 게 일반적인데 Electric First 전략을 시행한지 불과 1년 만에 폐지됐기 때문이다.
벤츠는 Electric First 전략을 통해 탄소 중립을 2039년에 달성하고, 그 중간점인 2030년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 비율을 50%로 목표 설정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기차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개발 수가 더 많았다. 이에 플랫폼도 세 가지를 마련했다. 내연기관 파생 플랫폼, 대형 전기차 전용 EVA 플랫폼, 그리고 중소형 차량용 MMA 플랫폼이다. MMA 플랫폼은 2024년부터 적용될 계획인데 벤츠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위 플랫폼의 개발 콘셉트를 보면 벤츠는 여전히 전기차의 미래가 아직도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전방위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벤츠의 예상보다 전동화 시대가 빠르게 진행됐으며 신생 전기차 브랜드의 성장도 한몫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테슬라 모델 S가 벤츠 S 클래스를 압도하고, 벤츠의 주력 판매 시장인 중국에서도 테슬라뿐 아니라 중국의 니오와 샤오펑 같은 현지 제조사들도 고급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벤츠를 위협했다. 이에 따른 벤츠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벤츠의 영업 이익률은 2015년 8.8%에서 2020년 4.3%로 줄어든 반면 매출액 대비 연구 개발비와 설비 투자 비율은 7.8%에서 9.3% 상승했다.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 현금 지출을 보면 과거 10년간 평균 27억 유로가 적자였다. 벤츠 입장에서는 전방위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했고 미래 기술을 위한 자금 마련을 서둘러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게 Electric Only다.
벤츠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은 2025년으로 5년 앞당겼고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였다. 게다가 2030년부턴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전기차 투자를 확대하고 파트너십을 통한 수직 통합을 강화할 전망이다. 플랫폼 전략도 새로 짰다.
기존의 플랫폼 전략으로는 신생 전기차 브랜드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 새로 개발 중인 고성능 모터와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얹는 것은 물론 EQXX에서 공개된 공기저항 감소, 경량화, 배터리 밀도 향상 기술 등이 모두 들어간 플랫폼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의 내연기관 파생 플랫폼과 EVA 플랫폼을 없애고 EVA를 대체하는 MB EA 플랫폼과 고성능 스포츠카를 위한 전용 AMG EA 플랫폼, 벤 전용 VAN EA 플랫폼을 선보인다. 그리고 MMA 플랫폼은 계속 이어진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수용할 수 있어 전기차가 전략대로 팔리지 않았을 때 안전장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벤츠가 전기차 흐름을 재빨리 분석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일각에서는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로 기존의 강점과 색깔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냐고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2021년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벤츠가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를 알 수 있다. 2021년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93만 대였지만 벤츠는 9만9901대에 기록했다. 이중 승용 전기차는 4만8936대에 불과했다.
sk.kim@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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